2016년 3월 9일은 인공지능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날이 될 것이다.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 바둑계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의 세기적인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 바둑 챔피언인 판후이 2단을 5전 전승으로 이긴 알파고는 이번 이세돌 9단과의 승부를 통해 한 차원 더 높은 지능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공지능은 게임의 대전 상대로만 여겨질 뿐 아직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 기술적인 허들은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 빅데이터 축적 등으로 진화하고 사라질 것이다. 인공지능이 진정한 완생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발전과 함께 서비스적 관점의 접근과 규제적/사회적 인식의 허들까지 극복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이후 인공지능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I. 인공지능, 도전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다
인공지능의 역사는 도전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2년 보드게임 Tic-Tac-Toe 로 인간에게 도전한 이래, 체스, 퀴즈, 장기, 골프, 포커 등 다양한 종목에서 인공지능은 인간과 대결을 벌여 왔고 인간과의 승부를 계기로 인공지능은 한단계씩 진화하였다. 2015년에는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바둑에서 유럽 챔피언 판후이를 5전 전승으로 꺾어 인공지능이 지닌 무한 가능성에 대해 사람들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알파고는 세계가 주목하는 이세돌 9단과의 첫 대결에서 승리를 함으로써 가능성을 기대감으로 증폭시켰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도전하는 이유는 현재의 능력 테스트와 경험치의 획득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5전 전승을 거둘 경우 약 15억원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구글 입장에서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 데이터 획득 비용으로 15억 원이 결코 비싸지 않다. 알파고의 방대한 데이터에도 이세돌 9단만큼의 뛰어난 바둑기사의 기보 데이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은 오히려 알파고에게 엄청난 기회이고, 이 대결을 계기로 알파고는 또 한번 엄청난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다.
II. 발전과 쇠퇴를 반복한 인공지능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인간처럼 사고하고, 감지하고, 행동하도록 설계된 일련의 알고리즘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아이폰의 ‘Siri’도 인공지능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개입 없이도 사람이 의도한 바를 이루어주는 에이전트(Agent)의 개념으로 인공지능을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방의 형태와 청소상태에 따라 행동을 달리하며 청소를 하는 로봇 청소기나 세탁물의 양과 종류에 따라 세탁방식을 최적화 시키는 인공 지능 세탁기 역시 인간을 대신하여 인간이 의도한 목표를 이루어주는 에이전트로서 인공지능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1956년 수학자, 과학자 등 10여명이 모인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개념이 탄생한 인공 지능은 여러 번의 진화와 쇠퇴를 통해 현재의 발전단계에 이르게 된다. 초기에는 인간의 문제해결 논리를 컴퓨터 언어로 구현해내려는 시도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70년 중반, 인공지능은 1차 침체기를 맞게 된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침체의 배경에는 실생활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양질의 데이터, 전문 분야의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모이지 않은 이유가 크다. 1차 침체기 이후, 인공지능은 제5세대 컴퓨터의 등장과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 축적으로 제2의 발전기를 맞이한다. 이 때에는 범용문제해결원리 구현 대신 특정분야의 전문지식을 학습시키는 ‘전문가 시스템’이 활발하게 연구 되었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미래의 주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되었던 1990년대 전반, 인공지능은 새로운 벽에 부딪힌다. 통계적 접근에 따른 문제해결의 한계와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아직은 부족한 HW적 역량때문이었다.
1997년 인공지능은 인간과의 대결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였다. IBM의 딥블루가 체스에서 인간을 이긴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컴퓨팅 기술이 발달하고 빅데이터가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연구는 선험적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기계 스스로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지식(패턴)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화하였다. 이러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연구는 2000년대 중반 이전의 머신러닝 연구에서는 등한시 되었던 인공신경망 분야에 혁신이 일어나면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데 바로 ‘딥 러닝(Deep Learning)’이라는 새로운 방식이다. 2006년 캐나다 제프리 힌트 교수가 발표 한 딥러닝은 기계 스스로가 다계층의 신경망 구조를 통해 인간이 알려주지 않은 데이터의 특징값까지 스스로 추출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는 기술로, 10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았다. 2012년에는 구글의 인공지능이 1000만장의 화상데이터에서 스스로 고양이 이미지를 인식해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인공지능은 지금 ‘3번째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III. 머신러닝과 딥러닝,
인공지능이 관심을 모으면서 핵심기술인 머신러닝과 딥러닝 또한 중요한 키워드로 떠 올랐다. 머신러닝과 딥러닝은 어떤 관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습(러닝)’이다. 여기서 말하는 ‘학습’은 ‘어떤 식으로든 특성을 추출해서 분류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으로, 특성의 선택이 학습을 통해 패턴을 인식하고 오류 값을 줄여나가는 성능을 좌우한다. 머신러닝의 첫 단계는 상관관계, 특성을 잡아 패턴을 반복적으로 관찰해서 차이점을 알아내는 것이다. 수많은 고양이, 개, 새의 이미지 데이터에서 인공지능은 이 것들을 구분하기 위해 특성을 잡아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게 되고 이 때의 오차를 줄일 수 있는 특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머신러닝에서는 데이타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구글이 차세대핵심기술이라는 머신러닝을 오픈소스(공개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공개한 것도 바로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이다. 알파고 역시 머신러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인간은 선택과 결정을 함에 있어서 과거의 경험치에 기대기도 하지만, 전혀 그 러한 데이터가 없는 경우에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완전히 새로운 답을 내기도 한다. 또한 현실은 머신러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한 문제로만 둘러싸여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 한계를 느낀 머신러닝은 보다 인간에 가까운 사고를 할 수 있는 ‘다층 구조 신경망’ 연구로 그 축이 옮겨 진다. 그리고 마침내 2006년에 다층 신경망에서 잘 작동 하는 학습 방법론의 총칭인 ‘딥러닝(Deep Learning)’이 등장하였다. 딥러닝은 층마다 자 율학습기법의 선행학습을 별도로 시킨 후 층층이 쌓아 통합 훈련을 통해 미세 조정하는 방식으로, 적은 데이터로도 학습이 가능하다. 알파고도 이러한 딥러닝 기술이 적용 되어 있는데, 알파고의 심층신경망에는 약 3천만개의 기보가 입력되어 있고 이런 방대한 데이타를 기본으로 알파고는 강화학습과 지도학습을 반복하고 있다. 이 부분이 알파고를 무시할 수 없는 가장 큰 강점이다.
머신러닝은 주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문에 대해 예측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는 크게 지도학습 (supervised learning)과 비지도학습 (unsupervised learning)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도학습은 훈련데이터에 조건 X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정답(또는 라벨) Y까지 주어 진다. 예를 들어 사진 자료들에 “강아지, 고양이, 새”와 같이 일일이 라벨링이 되어 있고 이를 학습해 다른 사진들에서 강아지, 고양이, 새들을 찾아내는 식이다. 반면 여러 동물사진을 섞어놓고 이 사진에서 비슷한 동물끼리 자동으로 묶어보라고 이야기한다면 이는 비지도학습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의 과정을 모두 이용하는데, 아직까지의 인공지능은 지도학습 연구가 더욱 활발한 모습이다. 하지만 인간이 세상을 라벨링 없이도 이해할 수 있듯이, 미래의 인공지능 역시 라벨링 없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비지도학습이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출처 : KT경제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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